문학/이런 저런 이야기

"행복한 동행" 중에서

Veronica Kim 2008. 6. 20. 09:17

 

 

 

 

         화창한 가을날 출가 한지 얼마되지 않은

         젊은 스님이 절 마당을 거닐고 있는 큰 스님을 만났다.

         눈이 마주치자 큰 스님은 씽긋 웃었다.

         순간 젊은 스님은 심각해졌다.


         큰스님이 저렇게 웃으신 데에는 분명

         깊은 뜻이 있을 것인데, '그것이 무엇일까?'


         그 때 어린 동자승이 그 곳을 가다가 큰 스님이 씽긋 웃으시자

         웃으시는 것을 보고 따라 웃었다.


         '틀림없이 둘 사이에 깊은 생각이 오고 간 게야.'

         젊은 스님은 더욱 착잡한 마음으로 방에 들어가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였으나 그 뜻을 헤아릴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큰 스님을 찾아가 궁금함을 여쭈었다.

         이 에 큰 스님은 크게 웃으시며,

         "가을날이 이렇게 화창히 웃고 있는데 웃지 않을 수 있으며,

         어른이 기뻐 웃는데 어찌 웃지 않을 아이가 있겠느냐?"


         궁리가 많은 자는 한 시도 편할 날이 없어

         온 세상이 웃는데 홀로 통곡하는구나.


         모든 곳에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마음을 모으고 깊이 사고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불만과 비관, 트집만으로 시간을 보낸다면

         모든 것을 덧 없이 따지려고만 든다면

         이 넓은 세상에서 자기가 설정한 만큼의

         좁은 세계 속에서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일찌기 공자왈,

         군자는 속이 평탄하고 넓으며

         소인은 언제나 불만과 비관을 한다.


         -   [행복한 동행] 편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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