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꽃 (김소월)을 영어로 번역한다면
너무나 잘 알려진 김소월의 시 [진달래]를 영어로 번역하면 어떻게 표현될까?
많이 궁금했습니다. 나는 시를 좋아하지만 영어로 번역해보았던 기억은 없습니다. 그러나 늘 관심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 영문학자 두 분(김 종길 / 김재현교수)과 외교관 출신인 고창수씨의 번역을 비교하여 소개해 봅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시나 시조가 외국어로 많이 번역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한편 똑같은 시의 번역을 비교해 보는 것도 매우 흥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소월의 시를 읽으면서 늘 느끼는 일입니다만 소월 시의 서정성과 내재적인 운률을 그대로 표현하여 번역하기란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즈려 밟다]라는 말을 어떻게 번역해야하는지. 한글 사전에는 [지르밟다]의 뜻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러니까 [내리눌러 밟다]라는 뜻입니다. 세게 눌러 밟는 것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이제까지 이 시를 읽으면서 [살짝 밟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 한국말이 어떤 때는 매우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인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는 어떻게 번역해야하는지...
고창수씨는 “I will never never shed tears” 로 never를 두 번 반복했고 .... 김종길씨는 “I will bite my lips to stop my tears” 즉 “ 입술을 깨물어 눈물을 참겠다”라고 의역했습니다. 김재현씨는 “죽어도”라는 말을 그대로 “though I perish” 즉 “though I die”라고 직역했습니다.
"울다"(눈물을 흘리다)는 영어로 "cry", "weep", "shed tears", "sob" 등 다양한 표현이 있으나 눈물의 양과 우는 소리의 정도가 천차만별일텐데 어떤 단어를 써야하는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번역된 영문 시를 아래에 소개합니다.
진달래 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이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Azalea Flowers / 고창수 씨의 번역
When you hate to see me And decide to leave, I’ll quietly let you go.
I’ll pluck an armful of azaleas In the Yaksan hills at Yungbyun To strew over your path. Tread softly on the flowers, Each step soft and silent.
When you hate to see me And decide to leave, I’ll never never shed tears.
Azaleas / 김종길씨의 번역
When you go, Weary of me, I’ll fondly see you go.
I will gather Armful of azaleas From Yaksan to adorn your path. Tread softly, Step by step,
Upon the flowers as you go. When you go, Weary of me, I’ll bite my lips to stop my tears.
Azeleas / 김재현 씨의 번역
If you go away Through with me I will quietly let you go.
I will gather azaleas in armfuls At Yaksan hill in Yongbyon To scatter them on your path.
Tread with a tread, Light and gentle, On the flowers as you go.
If you go away Through with me Never will I weep though I per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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