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문학 및 좋은 글

산같이 물같이 살자/법정스님

Veronica Kim 2008. 12. 23. 17:10



♣ 산같이 물같이 살자 ♣


텅 빈 마음엔
한계가 없다.

참 성품은
텅 빈곳에서
스스로 발현된다.


산은 날보고
산같이 살라하고

물은 날보고
물같이 살라한다.


빈 몸으로 왔으니
빈 마음으로 살라고 한다.

집착, 욕심, 아집,
증오 따위를 버리고
빈 그릇이 되어
살라고 한다.


그러면
비었기에 무엇이든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수행은 쉼이다.
이것은 내가 했고
저것은 네가 안 했고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는 식으로
항상 마음이 바빠서는
도무지
자유를 맛볼 수 없다.

내가 내 마음을
"이것"에 붙들어 매어놓고
"저것"에 고리를 걸어놓고 있는데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항상 노예로 살수밖에 없다.


수행은 비움이다.

내가 한다 내가 준다
내가 갖는다. 하는 생각

또는 잘해야지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따위의 생각을 버리고
한마음이 되는 것이
수행이다.

- 법정스님 -



♣ 모든 것은 지나간다 ♣


개울가에 앉아
무심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

물만이 아니라
모든 것은
멈추어 있지 않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좋은 일이든
궂은 일이든

우리가 겪는 것은
모두가 한때일 뿐,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은...

세월도 그렇고
인심도 그렇고
세상만사가 다
흘러가며 변한다

인간사도
전 생애의 과정을 보면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
지나가는 한때의 감정이다.

이 세상에서
고정불변한 채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세상일이란
내 자신이 지금
당장 겪고 있을 때는
견디기 어려울 만큼
고통스런 일도

지내 놓고 보면
그때 그곳에
그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있었음을
알아차린다

이 세상일에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이

그 누구도 아닌
우리들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우리 스스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겪는
온갖 고통과
그 고통을 이겨 내기 위한
의지적인 노력은

다른 한편
이 다음에
새로운 열매가 될 것이다

이 어려움을
어떤 방법으로
극복하는가에 따라
미래의 우리 모습은
결정 된다.


- 법정스님의 글 중에서-














 

 

'문학 > 시 문학 및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연으로 만난 우리   (0) 2009.01.12
황혼의 12도(黃昏의 12道)/꽃 감상  (0) 2009.01.02
성탄 시 / 이해인  (0) 2008.12.08
눈이 내리면.... / 윤이섭  (0) 2008.12.05
기다림의 나무 / 이정하  (0) 2008.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