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문학 및 좋은 글

조용히 손을 내 밀 때

Veronica Kim 2009. 4. 20. 15:02

       

이 정하

 

내 마음속에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사람은

내가 가장 외로울 때

내 손을 잡아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손을 잡는다는 것은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일인 동시에

서로의 가슴 속 온기를

나눠 가지는 일이기도 한 것이지요

 

사람이란 개개인이

서로 떨어진 섬과 같은 존재지만

손을 내밀어

상대방의 손을 잡아주는 순간부터

두 사람은 하나가 되기 시작합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조용히 손을 내 밀었을 때

그때 이미 우리는

가슴을 터 놓은 사이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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