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Classical Music

마리아 칼라스가 부른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

Veronica Kim 2009. 5. 23. 17:33

마리아 칼라스가 부른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 , 최고를 가린다 


칼라스의 ‘노르마’, 베스트는 무엇인가


 빈센초 벨리니의 위대한 오페라 ‘노르마’.

이 작품의 레코딩을 살펴보면 마리아 칼라스가

타이틀롤을 맡은 녹음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20세기 후반기만을 보았을 때,

‘노르마’에 관한 한 최고의 해석가는 역시 칼라스였다.

이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그녀의 극도로 절묘한 프레이징의 센스, 

벨 칸토 라인을 유지하며 목소리를 채색하는

독특하고 주목할 만한 능력으로 인해

이 오페라에서 순간적인 드라마를 반영해 낼 수 있었다.

 칼라스에겐, 단어 하나 하나가 중요했다.

악구 하나 하나가 음악적 아름다움과 함께 극적인 의미를 띠고 있었다.

지금까지 칼라스가 노래한 ‘노르마’는 여섯 편의 전곡음반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그녀의 전성기가 지난 1964년에서 1965년 사이의

파리 실황 음원을 바탕으로 짜깁기로 발매된 음반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연대순으로 봤을 때 가장 오래된 녹음은 1950년 멕시코 시티 실황이다.

칼라스의 가창이 정말로 우수하다는 점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노래하는

초창기 칼라스의 기록이기 때문에 흥미를 끈다.

여섯 종의 녹음 중에서 EMI의 스튜디오 세트는 1954년반과 1960년반이 있다.

둘 다 툴리오 세라핀이 충실하게 지휘했다.

1960년반에서 그녀의 최고음은 날카롭고 단단해졌다.

배역을 투시하는 대단한 통찰력을 담고 있지만,

열렬한 칼라스 옹호자들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나 추천하기는 어렵다.

1954년반은 확실히 우수한 레코딩이지만 불같은 열정이 부족하다.

또한 칼라스의 실황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현장감 또한 결여돼 있다.

이들 중 현재까지 정말 우수한 질적 내용을 자랑한다고

필자가 평가를 내린 디스크로는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런던 코벤트가든 실황(1952년), RAI(로마 방송국) 스튜디오(1955),

그리고 라 스칼라(역시 1955년) 연주가 그것이다.

세 가지 모두 각기 매우 독특한 성격을 감상자들에게 제공하는 연주들로 손꼽힌다.

이 모든 연주들에서 칼라스는 최상의 음색을 선보이며

아름다운 발성법과 타는 듯한 극적인 통찰을 결합해 내고 있다.


1955년 코벤트 가든 실황.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다



 노르마가 아이들을 죽이려고 하는 그 순간

우리는 그녀의 모성본능이 결국 우리의 불타오르는

충동적인 긴장과 분노를 두드려 끄는 것을 느끼게 된다.

상반된 두 감정 사이의 전쟁을 맑게 정화시키는 것은

칼라스가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불가능한 일이다.

 마리오 델 모나코는 1955년의 두 연주에서

모두 강력한 폴리오네를 연기하고 있다.

미르토 피치는 음색의 공명이 1952년 코벤트가든보다는 덜하다.

비토리오 구이는 코벤트 가든 연주를 명민하게 지휘하고 있다.

세라핀은 1955년 로마 방송국 연주에서 보다 현저히 두드러진 모습을 선보인다.

1955년 라 스칼라 연주에서 안토니오 보토의 지휘는 평범한 편이다.

구이처럼 장려하지도 세라핀처럼 신랄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필자는 무엇 때문에 칼라스의

여러가지 노르마 레코딩에 대해 이렇게 글을 쓰게 됐을까?

바로 이전에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던

또 하나의 기록이 추가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음반은 칼라스 전성기의 기록으로

아마 역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배역진으로 구성됐다.

처음에는 평범한 흥미로 음반과 조우한 필자는

이 위대한 ‘노르마’를 연기한 칼라스의 모든 레코딩을 뒤돌아보게 되고 말았다.  


1953년 트리에스테 실황 상기 사진은 다른 레이블에서 나온 것이다




칼라스의 노르마를 회고하게 된 계기, 트리에스테 실황


 음반은 1953년 11월 19일 트리에스테에서의 실황을 담고 있다.

폴리오네에 프랑코 코렐리, 아달지자에 엘레나 니콜라이,

오로베소에 보리스 크리스토프가 각각 분했으며 안토니오 보토가 지휘했다.

이전에는 이 실황의 음원을 발췌한 음반들이 여기저기서 출반됐었다.

그러나 이번에 비로소 IDI(Instituto Discografico Italiano)레이블에서

완전한 전곡반의 형태로 발매(IDIS 6390/91)되었다.

 칼라스의 ‘노르마’ 레코딩 중 최고의 한 매가 아닐까 기대하며 이 음반을 줄곧 감상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최고라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 첫 번째 문제는 음질이었다.

감상 후에는 왜 그동안 이 음원이 발췌 형태로만 유통됐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여러 가지 소스에서 취합한 것이 분명한 음원의 음질은 균질하지 못하다.

연주가 진행되면서 가끔은 극적일 정도로 변화한다.

최상일 때는 꽤 듣기에 좋고 최악일 때는 답답하고 제한된 음질이다.

 칼라스의 녹음에 언제나 굶주려 있는 진지한 칼라스 수집가들은

이 음반을 소장하고 싶어할 것이 분명하다.

왜냐 하면 그들이라면 이 음반을 감상하고 식별할 충분한 능력을 가졌으므로.

그러나 모두에게 권할 칼라스 최고의 ‘노르마’로 추천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첫째, 칼라스는 이 음반에서 1952년 코벤트가든 실황이나

1955년 두 차례의 이탈리아 공연에서처럼 견고한 목소리를 선보이지 못했다.

가끔은 그녀의 목소리가 슬며시 동요하기도 하고

특정한 부분에서 톤이 맥이 풀리기도 한다.

둘째, 칼라스는 다른 공연때처럼 콜로라투라를

쉽게 처리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해하시라! 이 실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연주이다.

대안을 찾을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애호가들은 이 음반에 고마움을 표해야 할 것이다.

 코렐리의 노래는 격조가 높으며 니콜라이는 약간 경질의 음색을 선보인다.

크리스토프의 가창 역시 뛰어나다. 이 연주의 또 다른 문제는 보토의 지휘에 있다.

그는 극단적으로 중요한 부분에서도 틀에 박힌 지휘로 일관하고 있다.

리듬을 늘어지게 하고 느린 패시지에서 긴장감을 지속시키지 못한다.

그는 스코어에 구축된 강렬한 드라마를 실어나르는 데 대부분 실패하고 있다.

 이상으로 봤을 때, 칼라스의 유산을 열광적으로 수집하는 이들만이

음반의 미진한 부분들의 틈새에서 진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음반은 과거를 돌이켜보고

칼라스 노르마의 진가를 재발견하게 해준 귀중한 자료이다.




헨리 포겔이 최고의 연주로 꼽은 1955년 로마 방송국 녹음



 다시 최고의 연주로 돌아가자.

1952년 코벤트가든 실황과 1955년 로마 방송국(RAI) 녹음 가운데

필자는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몹시 난감했다.

두 연주 모두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칼라스 수집가들과 오페라 애호가들의 ‘필수품’이란 점을 감안하여

1955년 이탈리아 녹음을 고르기로 했다.

 칼라스의 가창은 1952년 연주보다 조금 낫다.

그러나 노래와 극적인 강도의 조합을 살펴 보았을 때

1955년 로마 실황을 꺾을 연주는 없을 것이다.

이에 덧붙여, 폴리오네 역에서 마리오 델 모나코가

미르토 피치보다 훨씬 낫다는 점도 들 수 있다.

델 모나코는 피를 끓게 하는 음색으로 노래한다.

그리고 통상적인 그의 노래보다도 훨씬 선율의 아름다움을 살려 부르고 있다.

 스티냐니의 아달지자는 고전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주세페 모데스티는 확실히 적절한 오로베소 배역을 약간 ‘오버’한 듯하다.

툴리오 세라핀의 지휘는 전진하는 몸짓, 리듬의 긴장,

음악의 라인을 유지하는 근사한 감각이란 옷을 작품에 입히고 있다.

세라핀과 칼라스는 완벽한 페이스와 타이밍으로

손이 닿지 않는 거대한 아치를 형성하고 있다.

  칼라스는 ‘정결한 여신’의 카발레타에서

놀랄 정도로 밝고 기민한 모습을 보인다.

그녀는 2막에서 대단히 강하고 오래 지속되는 하이 D음을 부른다.

신랄한 분노로 가득찬 음색에서부터 온화하고 부드러운

어머니의 음성까지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그녀의 능력은

필자의 기억으론 그 어떤 가수도 모방할 수 없는 대목이다.

 노르마는 전대미문의 복잡한 성격의 소유자다.

재치와 활기 넘치면서도 고결하고, 냉혹하면서도 온화하며,

지순한 사랑과 지고의 증오가 동시에 가능한 인물이다

 칼라스 외엔 그 누구도 이 위대한 배역의 타고난

정서의 전 범위를 커버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어떤 칼라스의 공연도 이 1955년 로마 방송국 실황에

버금가는 퀄리티를 보이지 못했다.

장점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모노럴인 방송녹음의 음질이

1952년 런던 실황보다도 훨씬 풍성하다는 점이다.

 이 로마 실황은 여러 레이블에서 출반되었다.

정확한 녹음 날짜는 1955년 6월 29일이다.

대표적으로 아르카디아(Arkadia) 레이블(CDMP 429.2),

비르투오소(Virtuoso) 레이블(2699062), 그리고 포니트 체트라(CDC 4)가 대표적이다.

들어본 결과 아르카디아의 복각이 가장 좋았다. 구할 수 있다면 구해 보시길.


글 헨리 포겔  번역 클래식퀴즈

 

벨리니`가 작곡한 오페라 <노르마>의 제1막에서

노르마(sop.)가 부르는 아리아 casta diva'정결한 여신'

그녀를 잃어버린 애인이 자기에게 돌아올 것을

간절히 애원하면서 부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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