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하고 싶은 편지/보낸 편지들

자정에 드리는 답장

Veronica Kim 2009. 7. 4. 03:06

      언니, 너무 예쁜 편지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음악도 좋고, 글도 좋고, 그리고
      그림의 제목을 '꽃과 별들의 속삭임' 이라고 이름 지어서 
      이메일 편지지로 쓸까해요. (지금 처럼)
      여기에 들어있던 좋은 글은 제 가슴에 새겨놓고
      blank 편지지로 만들어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어요. 
      그런데 이 편지지는 hanmail 주소를 가진 사람에게만
      쓸 수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보통 그림이나 사진 또는
      움직이는 아이콘은 되는데, 위와 같은 그림은 '스위시'
      라는 것인데 특수하게 만들어져서 다른 메일에서는 
      그냥 하얗게 나옵니다. 좋은 것들을 나누지 못해 속상해요. 
      그리고 음악도 hanmail 끼리만 들린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제가 보내드린 편지와 사진에 곁들인 음악들은 언니만 오로지
      영광 스립게 들으실 수 있으셨다는 것을 이제야 말씀 드립니다.
      언니 만이 hanmail 이기 때문이죠. 생각 같아서는 모두 다
      hanmail 로 바꾸시든지 하나 더 만드시라고 하고 싶어요.
      지난 번에 보내 드린 Andre Rieu 공연도 다른 분들은 그냥
      음악 없이 사진 구경만 하신 것이랍니다. 음악 없는 사진 구경은
      '앙꼬 없는 찐빵' 같은 것 아닐까요?! ㅎㅎㅎ
      언니, 외로우셔서 지금 한잔 하시는 모양이신데
      일찍 알았드라면 제가 가서 같이 할 수도 있었었는데...
      너무 늦어 버렸네요. 부디 과음은 마시고 enjoy 하시기를....
      우리 아저씨 요즈음 낚시광이 되어 거의 매일 물 가에서
      하루를 보내고 밤이면 녹초가 됩니다. 불은 대낮 같이 밝혀놓고
      테레비는 시청자 하나 없이 혼자서 돌아 가고, 마누라는 이렇게
      컴퓨터에 미쳐 중부지방의 비대현상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밤이 깊어가는데도 일어설 줄을 모르는 이것이 지금 우리집의
      풍경입니다. 대충 그림이 떠오르시리라 생각 됩니다.ㅎㅎㅎ
      그런데 아마도 이 아저씨 볼 일을 볼 시간이 가까워진 것 같으니
      이 편지 빨리 끝 내야 되겠네요. 눈 뜨면 또 한 말씀 아니하지는
      못하시리...!  언니, 지금 밤 12시, 오늘은 여기까지.
      Good nigh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