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성가,크리스마스 송

기네스북에 오른 서예가 조성주, 크리스마스 캐롤을 불렀다.

Veronica Kim 2010. 12. 2. 10:58

“70/80 세대가 추억에 흠뻑 젖어 부를 크리스마스 캐롤송이예요”

서예가 국당(菊堂) 조성주씨(56)가 ‘어른들의 크리스마스’(작곡 왕준기. 작사 이하영)란

싱글 앨범을 내놓았다. 장르를 뛰어넘는 열린 사고의 창조정신으로

‘필묵의 자유여행’을 해온 그가 또 다른 소통을 시도하기 위해 가수 데뷔 한 것이다.

 “서예와 음악은 별개가 아니라고 봐요. 서예 속에는 곧 음악적 리듬이 섞여있지요.

서체 중에 행서나 초서를 쓰노라면 더욱 그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강약, 중강약이 그리고 고저장단이 있으며 빠르고 느림, 굳세고 여림,

가볍고 무거움이 있는 등 두 가지가 비슷한 특성을 지니고 있죠.

만약 붓글씨를 씀에 이런 리듬감이 없다면 작품이 무표정하고 생동감이 없어 보여요.

노래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요? 모든 예술이 상호 통할 수 있지만

특히 서예와 음악은 그 흐름과 맥락에서 한통속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그 접목을 꿈꾸고 있습니다.”

서예를 하지 않았다면 가수가 되었을 거라고 한 조성주씨는

“집에서 아내와 다투는 날 기분이 좀 울적해도 문간을 나서는 순간 노래를 흥얼거려요.

속되게 표현하면 음악에 미친 사람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이죠.”하며

평생 노래 속에 살고 노래 부르는 걸 동경해왔다며 실토했다.

한글서예와 패션의 만남인 2006 프랑스 ‘EXPO HANGUL’ 전시회에서

파격적 변신으로 호평 받은 조성주씨가 연말을 맞아 캐롤송을 취입한 건

순수와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새로운 작업이다.

전통에 머물지 않고 늘 창의적 작품세계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가

‘노래하는 서예가’로 꿈을 실현시키려는 열정에 의해서다.

“차를 타고 다니며 라디오를 청취하다보면 ‘어! 오늘이’하고 그날을 생각하는 때가 있죠.

첫눈 내리는 날은 ‘첫눈 내리는 거리’(이미자)

현충일에는 ‘전우가 남긴 한 마디’(허성희)

설날과 추석이면 ‘고향역’(나훈아)

비오는 가을에는 ‘가을비 우산 속에’(최헌)

낙엽 지는 계절이면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차중락)

석가탄신 날에는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신 님이시여’

봄비 내릴 때는 ‘봄비’(이은하) 등 방송국이 틀어주는 계절 송이 있어요.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되면 딱히 어른들이 즐길 캐롤송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캐롤송을

방송국에서 틀어주게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겁니다”

무용, 패션쇼, 출판기념회 등에서 서예 퍼포먼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조성주씨는

30여년 서예생활의 안목을 살려 세상과 또 다른 소통을 실험하고 있는 거다.

그가 바랐던 만능 엔터테이너의 꿈을 실현하는 일이다.


 

‘왜 이리 가슴이 설레는 걸까/지나버린 일이라 잊으려해도/잊혀지지 않는 그 겨울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노랫말의 캐롤송 ‘어른들의 크리스마스’를 계절송으로 히트시켜 ‘미친 사람’이란 조롱에서 벗어나겠다며

기염을 토하는 서예가 조성주씨는 캐롤송 외에 별도로 자신의 창법을 소화한 음반 ‘궤적2’도 함께 출시한다.

이 앨범에는 그가 겪은 한 서린 시절을 대변해주는 ‘한오백년’ ‘홀로 아리랑’ ‘칠갑산’ 등 알려진 노래와

왕준기 작곡 ‘더디 가는 세월’의 신곡, ‘도신스님의 ‘엄마’ 등 그의 독특한 음색과 개성이 담겨있다.

지난해 ‘궤적1’의 앨범을 냈었지만 자신의 서예 세계와 맞지 않는 노래라 접어버리고

이번에 ‘캐롤송’ 취입과 함께 ‘궤적2’를 출반, 음유서가(吟遊書家)로 진한 예술의 혼을 토해냈다고 한다.

금강경 전문 5,400자를 10여년 만에 완각 전시, 1997년 한국 기네스북에 올랐던

조성주씨의 캐롤송 취입은 문화의 경계를 허무는 소통의 미학이 될 거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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