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한국 및 동양 미술

꽃 그림 / 화가 로숙자

Veronica Kim 2013. 5. 13. 11:16

 

로숙자 화가

 

1943 서울 출생

1962 서울예술고등학교 졸업
1966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덕성여대, 경희대 강사 역임

출판
2004 盧淑子 꽃그림 - 대표작 선집
2004 꽃의 세상(미술시대)
2000 한국의 꽃그림(서문당)
2000 봄 여름 가을 겨울(우리꽃 화집)

 

 

 

 

 

 

 

 

 

 

 

 

 

 

 

 

 

 

 

 

 

 

 

 

 

 

 

 

 

 

 

 

 

 

 

 

 

 

 

 

 

 

 

 

 

 

 

 

 

 

 

 

 

 

 

 

 

 

 

 

 

 

 

 

 

 

 

 

 

 

 

 

 

 

 

 

 

 

 

 

 

 

 

 

 

 

 

 

 

 

 

 

 

 

 

 

 

 

어쩌면 ‘꽃’이란 단어는 ‘아름다움’의 동의어일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꽃의 아름다움’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한 나머지 제대로 바라보지도 않고 스쳐 지나가 버린다.

여기 수십 년간 꽃의 아름다움을 곰곰이 바라봐 온 화가가 있다. 꽃 그림 전문화가 노숙자.

꽃은 매력적이다. 화려한 꽃잎의 색깔로 행인의 눈을 즐겁게 하고 고혹적인 향취로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

수많은 미술작품과 시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점만 보더라도 꽃의 아름다움은 당연하다 못해 보편적이기까지 하다.

때문에 노숙자 화가에게 ‘왜 꽃을 그리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참 멋쩍은 일이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은 의외였다.

 

“내 주위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니까요.

길가에 핀 들꽃 한 송이를 꺾어와 그릴 수도 있고,

작은 뜰에서 조금씩 키우면서 그릴 수도 있어요.

물론 그 전에도 꽃을 좋아하긴 했지요.”

꽃은 백 번, 천 번을 반복해서 그린다 해도 닳지 않을 아름다움을 지닌 소재지만

그것을 선택한 이유가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라니,

수십 년간 그려온 이유치고는 조금 싱겁기도 하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손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기에 꽃이 더욱 가치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알고 있는 것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그리다

 

노숙자 화가에게 그림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가족’이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데뷔한 이후 거의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려온 그녀가 잠시 붓을 놓은 때가 있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다.

“무조건 ‘가정’이 첫째니까요. 그런데 몇 년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있으려니까 참 우울해지더군요.

집에서 그릴 수 있는 소재를 찾다가 꽃을 그리게 되었는데, ‘아, 이거다’ 싶더라고요.”

그렇게 꽃을 그리기 시작한 지 26년째다. 지금도 1년에 40점 이상을 그린다고 하니 그녀가 이제껏 그린 꽃이 몇 송이가 될지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다. 길가에 핀 민들레, 개나리에서부터 작은 뜰에 정성껏 가꾼 각양각색의 양귀비, 직접 산에 가서 찾은 매발톱,

구슬봉이 등의 야생화까지 그녀의 그림에 등장하는 꽃들은 저마다의 이름을 달고 화려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단아하고 청순하게, 때로는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매력을 한껏 자랑하는 그녀의 꽃 그림에 화사한 봄 나비가 함께

노닐 때면 마치 강력한 꽃 향기에 취한 듯 아찔하기까지 하다.

그림을 향해 손을 뻗으면 한아름 잡힐 것 같이 세밀하게 묘사된 꽃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꽃의 아름다움 그 이상을 보여준다.

(그녀의 화집을 참고하여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