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문학 및 좋은 글

별헤는 밤 - 윤동주 -

Veronica Kim 2015. 8. 31. 14:15

별헤는 밤

- 윤동주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의 시와

별 하나의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의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렸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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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관 시언덕 서시정 윤영춘 정병욱

http://blog.daum.net/jc21th/17781849

 

동영상으로 본 1991년의 중국/_개혁, 개방초기의 모습

http://blog.daum.net/jc21th/17780181

 

임국희 아나운서 그때 그 목소리와 그 모습 그리고 오늘

http://blog.daum.net/jc21th/17781283

 

 

 

연세 대학교 시비의 전면에는 서시가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윤동주 약력과 이곳에

비를 세운 동기가 기록되어 있다.

 

 

                                                             

  임국희 별헤는 밤 윤동주시.wma

 

윤동주 尹東柱

(1917. 12.30 - 1945. 2.16)

 

북간도(北間島) 출생.

용정(龍井)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연희전문을 거쳐 도일, 도시샤[同志社]대학 영문과 재학 중

1943년 여름방학을 맞아 귀국하다 사상범으로 일경에 피체, 1944년 6월 2년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규슈[九州] 후쿠오카[福岡]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용정에서 중학교에 다닐 때 연길(延吉)에서 발행되던 《가톨릭소년》에 여러 편의 동시를 발표했고

1941년 연희전문을 졸업하고 도일하기 앞서 19편의 시를 묶은 자선시집(自選詩集)을 발간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가 자필로 3부를 남긴 것이 그의 사후에 햇빛을 보게 되어 1948년에

유고 30편을 모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간행되었다.

 

이 시집이 세상에 나옴으로써 비로소 알려지게 된 윤동주는 일약 일제강점기 말의 저항시인으로서

크게 각광을 받게 되었다. 주로 1938~1941년에 씌어진 그의 시에는 불안과 고독과 절망을 극복하고

희망과 용기로 현실을 돌파하려는 강인한 정신이 표출되어 있다.

 

《서시(序詩)》 《또 다른 고향》 《별 헤는 밤》 《십자가》 《슬픈 족속(族屬)》 등

어느 한 편을  보더라도 거기에는 울분과 자책, 그리고 봄(광복)을 기다리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져 있다.

연세대학교 캠퍼스와 간도 용정중학 교정에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으며,

1995년에는  일본의 도시샤대학에도 대표작 《서시》를 친필과 함께

일본어로 번역, 기록한 시비가 세워졌다.

 

민족시인, 그 젊은 날에 남긴 주옥같은 시!

하마터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뭍혀 버릴 뻔 했던

 그 시가 1948년 정병욱에 의해서  햇빛을 보고 그로부터  윤동주의 

시 세계는 물론 투철한 민족정신과 애국정신이 널리 알려진 것이다. 일본

유학중에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채포되고 국내도 아닌 일본 땅의 후쿠오카

감옥에서 세상을 떴으니 얼마나  애통한 일인가?  

 

1960년대 경희대학교 초급대학장을 지낸 윤영춘 교수는 윤동주 시인의

숙부가 되신 분이다. (유경환 여사 댓글) 오늘의 시 낭송은 임국희 아나운서가

젊은시절 MBC 한밤의 음악편지에서 보내드린 방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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