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문학 및 좋은 글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Veronica Kim 2016. 6. 15. 17:43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미국에서 19924, 초판을 시작하여 1년 반 만에 40판을 거듭하면서,

줄곧 1년 동안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켰던 소설이 있다.

Robert James Waller가 쓴 원조격 고전멜로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이다.

언듯보면 이 소설은 불륜의 관계를 다룬 리얼리즘에 속한 흔히 볼 수 있는 애정소설 중의 한 책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무엇이 다르길래 이렇게 미국 독서계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오래도록 읽혀지고 있을까?

여주인공, 전직 여교사 Francesca(45)는 평범하고 가난한 시골 농부의 아내였다.

남편과 두자녀가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타주에 간 사이에,

아이오와 벽촌인 Madison County에 있는 로즈먼 브리지를

촬영하러 왔다가 길을 물으러 들어 온,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기자 Robert4일간의 사랑에 빠진다.

담장도 넘고 국경도 넘는다는 <불륜의 사랑>에 대해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 때문에

더 이상 진행시킬 수 없다고 여주인공으로 하여금 토로하게 한다.

그녀는 숨쉬는 간격이 길다고 느껴질 만큼 당신이 보고 싶어요.”라고 할 정도로 뜨거웠으나,

운명인 듯 우연처럼 다가온 나흘간의 사랑을 평생 가슴에 묻어두고 죽어서야 그의 곁으로 가게 되었다.

"내 일생을 가족에게 바쳤으니, 내 마지막은 Robert에게 바치고 싶다.”고 한 그녀의 유언대로

그녀의 재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아래 강물에 뿌려졌다.

나는 이 소설을 베벌리힐즈 도서관에서 수석사서로 계셨던 선배님으로 부터 선물로 받고 밤새워 읽었다.

어떤 대목은 다시 읽으려고 살짝 접어두기 까지 했었다. 그후 얼마 뒤에 영화가 나와서 빌려다 보았는데,

메릴 스트립과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마치 이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들 같은,

자연스럽고 노련한 연기에 반해서 보고 또 보았다.

상황윤리만을 주장하여 <그럴 수도 있다> <어쩔 수 없다>라는 무책임한 생활철학이 판치고 있는 이 세상에,

책임 있는 삶을 강조하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귀하고 참신한 충격이였다.

그러나... 모두가 두 남녀 주인공들의 이야기에만 촛점을 맞추었을뿐,

아무도 Francesca의 남편, Richard에 대하여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 것 같아서 한마디 할까 한다.

그녀의 남편이 죽기 직전에 한 말은, " Francesca, I know you had your own dreams, too. I'm sorry I couldn't give them to you." 라고 소설에는 쓰여 있지만,

영화에서는 " Francesca, I know you had your own dreams, too.

I'm sorry I couldn't give them to you BUT I REALLY LOVED YOU !!라고 했다.

이 얼마나 멋지고 감동적인 말인가?

만일 내 남편이 죽을 때에 마지막으로 이렇게 나를 감동 시키는 말을 한다면

나는 아마도 매일 꽃을 들고 남편의 무덤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남편들에게 부디 이 대목을 암기 하도록 하여

아내의 가슴 속에 영원히 멋진 남편으로 살아 남을 수 있게 <힌트>를 미리 주고 싶다.

4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나누었던 일생에 다시 없을 운명적인 뜨거웠던 사랑을 가슴에 묻은 채,

"That was the most touching moment of our lives together.“라고

남편에게 마지막으로 그녀가 말했듯이 긴 세월 동안 서서히 물든 사랑 또한 귀하게 여겨야할 것이다.

그러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꿈이 있어 좋았다.”라는 그녀의 말이 가슴시린 여운으로 남는다.


~~이 책은 오래 전에 읽었던 것인데,

동창회보에 실을 원고를 보내달라는 청탁을 받고

문득 생각이 나서 소감을 몇자 적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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