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문학 및 좋은 글

겉옷 / 김영교 시인

Veronica Kim 2008. 12. 1. 06:11

 

 

 

 

 

겉옷 

김영교 시인


무겁더이다

야윈 어깨를

삶의 무게가

터무니 없이 누를 때


아프더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말의 화살이

사방에서 날아와 꽂히던 그 때


너무 길더이다

손을 놓고

세상물결에 휩쓸려

탁류인줄 모르던

캄캄하던 그 때가


산산조각 난파된 자아

상처투성이를 깁고 싸매 준 손길

그 오랜 기다림

견딜만 하더이다


기쁘더이다

한없이 기쁘더이다

목 내놓고

숨 쉬어졌을 때

시야 가득 들어온 파란 하늘

뿜어 오르는 찬란한 빛이

육신을 뚫어

산화시켜버린 겉옷

조금도 조금도

아깝지 않더이다.